주저리

비 오는 날 부침개를 부치며...

할미 아녜스 2007. 7. 1. 22:01
사진은 어느 수도자 모자 (母子)의 모습인데 초상권 운운 하지 마세요?...ㅎㅎㅎ 아들! 그 어미에게 그들은 영원한 짝 사랑잉갑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멀다고 하기엔 내 몸과 같은 당신 그 어미에게 뒷모습만 남겨준 그들, 어미들에겐 그들은 영원한 손님잉갑다. 해를 보고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해바라기 처럼 뒷 모습만 바라보는 애틋함을.... 비오는 날, 생각나는 간식 부침개.. 요렇게 맛나게 지졌다. 주룩주룩 빗소리 장단에 지글지글 굽혀져 가는 부추 지짐(부침개) 창밖에 떨어지는 빗 줄기를 보다가 문득 고향 처마밑에 떨어지는 빗 소리가 생각나 얼렁 뛰어가 부추를 사왔다. 주먹만한 감자 두개를 강판에 갈았다. 냉장고를 뒤졌다 조갯살, 청양고추, 방아잎, 계란 두개를 넣고 휘휙 저었다. 노릇노릇 익어가는 모습을 봉께 생각나는 아들.... 울 아들 엄청 좋아하는데... 에궁! 눈꼬리가 시리다... 눈을 감아도 뜨고 있어도 눈에 밟히는 건 매 한가지지만... 어미와 한 하늘 아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 들린 듯 하다. 그래서 또 한숨 섞인 느즈레 잘 묵고 잘 살아라! 행여 네 가는 길에 어미의 행습(行習)이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 무지무지 노력 중... 아마, 저 사진 속의 어머니도 같은 맴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