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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랑의 전설

할미 아녜스 2005. 6. 23. 23:47
옛날 이박우 하나...! “아랑주” 영광을 대표하는 자랑할 만한 먹거리는 굴하지 않는 선비 이자겸의 기개가 서린 법성포 굴비와 기품이 있는 순백의 독한 법성 토주를 들 수 있다. 굴비는 익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어 향토주(아랑주)의 “아랑“이라는 말의 뿌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법성 토주가 지닌 맑고 기품이 있는 의미를 함축한 말의 기원은 설화집 "도미의 처" 또는 "아랑의 절개"에서 찾을 수 있다. 왕의 명령에 굴하지 않고 지킨 한 아낙의 절개와 의리가 시공을 넘어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어 서툰 글이나마 그녀를 칭송하고자 한다. 아랑 개로왕 권력에 굴하지 않던 정절 눈부신 자태 갈대 잎 칼날로 저며 붉은 피 뿌려 보여준 사랑! 천오백 시공 넘어 청조함 깃든 백옥의 결정에 녹은 정결한 혼 가슴에 불 지핀 네 이름 아랑! 진달래 피운 갈대 칼 붉은 사랑 청초한 절개 토주에 머물어 후인들 칭송하니 그 이름 아랑! 아랑 도미는 작은 마을의 촌장으로 의리를 알며 그의 아내 아랑은 아름답고 정결하여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하였다. 백제 개루왕이 도미를 불러 “부인이 정결하다지만 만일 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럴 듯한 말로 꾀면 마음이 변할 것이다." 하니 도미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우나 저의 아내는 죽어도 변함없을 것입니다." 왕은 도미의 처를 시험하기로 하고 신하를 왕의 의복으로 위장하여 밤에 그 집에 가서 왕의 행차를 알리고 그녀더러 "나는 오랫동안 너의 아름다움을 들었기로 도미와 더불어 내기하여 너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다른 날에 궁인으로 너를 맞겠다. 이제부터 너는 나의 소유다." 하고 난행하려 드니 그녀는 "국왕께서는 농담이 없으신 법“ 제가 감히 순종하지 않겠습니까. 대왕께서 먼저 방에 들어가 계시면 제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습니다." 하고 물러 나와 자결하려 하니 그녀의 은덕을 입은 한 계집종이 만류하며 그 일을 자청한다. 왕으로 꾸민 신하는 당시 유행하던 여인네의 속옷에 치장된 향주머니만 떼어 왕에게 전하고 왕은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도미의 코앞에 향주머니를 내밀자 도미는 박장대소하며 그것은 아랑의 몸종이 가진 향주머니라고 말한다(어떻게 도미가 알았을까?) 속은 줄 안 왕이 대노하여 도미에게 죄를 씌워 그 눈을 빼버리고 사람을 시켜 끌어내 작은 배를 태워 강 위에 띄웠다. 그리고 그녀를 끌어다가 강제로 겁탈하려 하니 그녀는 "남편을 잃고 독신이 되어 혼자 살아갈 수 없는데 하물며 왕을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명령을 어기오리까. 지금 월경으로 온 몸이 더러우니 다음날 목욕재계하고 오겠습니다."라고 왕을 회유하였다. 그녀는 도망하여 남편을 죽이라고 명령받았던 군졸들에게 금은보화를 주어 시신이라도 건질 수 있도록 통사정하니 눈먼 도미를 배에 띄워 보낸 곳을 알려준다. 강 하구를 따라 우거진 갈대밭에 이르니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구슬픈 풀피리 소리는 남편 도미의 솜씨라 소리 나는 곳을 보니 눈이 뽑혀 피범벅이 된 남편의 몰골 만! 아랑은 목이 메이고 눈물범벅이 되어 얼굴을 씻으려 발을 옮겼다. 휘영청 밝은 달 아래 바람 한 점 없는 물위를 들여다보니 물에 비친 자태가 너무도 아름 다와 “저 얼굴이 남편의 눈을 빼았고 목숨을 빼앗을 뻔한 얼굴이구나“ 하며 갈대 잎을 꺽어 얼굴을 난도질하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은 피범벅이 되고 흉한 몰골이 되었다. 그 후 지팡이 한끝을 쥐고 앞에서 이끄는 추한 여자와 뒤를 따르는 봉사 거지가 이 마을 저 마을로 풀피리를 불며 다정하게 동냥을 다녔고 눈보라 긴 겨울을 지난 얼마 후 애간장을 녹일 듯 불어대던 거지부부의 풀피리 소리는 들을 수 없이 구슬픈 이야기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해졌다. 사진: 화니의 하늘말 나리 음악: 한오백년/조용필
출처 : 모놀과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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