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닭살커플의 여름방학...

할미 아녜스 2005. 8. 2. 01:04


엉덩이를 슬거머니 의자에 걸터 앉아 본다
그래, 이 정도면 ....
몇일째 등을 바닥에 붙이고 반 석고상이 된 상태이거든
연한 햇순 같은 부더러움, 
나에게 한껏 생기를 돋우고 
아쉽게 손을 흔드는 고사리 손, 
보내는 아쉬움이 남아 
"아빠가 보고싶대 아빠 얼굴만 보고 와~~" 했더니
"할머니 빠이빠이
안녕히 계세요?"
크다란 두 눈에 눈물이 글성인다.
닭살커플의 여름방학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예정보다 일찍 개학이됐다
내 손주에겐 집으로 가는것이 곧 개학이기에..
가기 싫어 아직 갈 때 가 안됐다는걸 억지로 보냈다
손주는 할미 집에 오는 날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넣는다 
"할머니 8월 6일날 갈거야"
15일동안 있다가  간다는 얘기다 
만 여섯돌이 안된것이 어찌나 조잘거리든지....
"할머니 철영이가 서른딸이면 할머닌 여든떼딸이다 그찌"
ㅅ발음은 ㄸ 발음으로 
세살은............. 떼딸로..
대공원에서 자전거 두대를 대여했다
세발 자전에서..전동차...전동오토바이....
이제 두발 자전거의 페달을 신나게 밟고 달린다.
대견스럽고 신기하다 벌써 저 만큼 자랐단 말인가?
혼자서 쌩쌩 달리는 뒷 모습을 보믄서 
아~~늙었구나 내가
나의 세월만은 붙잡아 놓은줄로 알았네...착각..허무..
손녀딸을 옆에 앉히고 나도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맞 바람이 와서  이마의 땀을 씻어주어 
상쾌하게 공원을 일주하고 
미끄럼틀에서 어덩이에 굳은살이 밖일 정도로 긴 터널 미끄름을 탔다
몇일동안 나도 행복했고 
아이들도 에미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했는데
그 날 아침에... 
손녀딸아이가 모기약을 지 오래비에게 뿌리면서 
온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것이였다.
그 광경을 보고 약간 짜증을 부렸다
"왜 오빠에게 모기약을 뿌려..."
만 네살백이 손녀가 고개를 푹 수그리는것이 왜 그리도 애처로워 보이든지
그 아이를 끌어 않은것이 화근이 됐다
나는 오랫동안 척추디스크를 앓아온 환자이고 
그 아이의 몸무게는 25kg이다 
끌어안아 올리는 순간 내 엉덩이뼈가 뿌지직 ~~~
나는 그 자리에 벌렁 더러눕고는 숨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발로 휴대폰을 겨우 땡겨와 딸에게
"엄마 허리빠졌다"
그 말만하고 전화를 끊고 너무 아파서 응급처치를 해야겠다는 
맘으로 아이들의 옷을 입히고 병원으로 갔다
의사 왈
"수술하자고 했는데 그 동안 잘지내셨네예"
"선생님 엔간하면 수술은 안했음 싶습니더"
그렇게해서 아이들이 조기 개학으로...
지에미가 와서 데리고 올라갔고 
나 만 덩거렇게 남게 됐다
계곡에서 레프팅을 하기로 한 날자는 8월 9일날로 잡혀 있고
짠물에 몸이라도 담궈야지 싶어 
아이들 데리고 온 가족이 함께 오라고 했다
곰곰히 생각해 본다 
야단을 치지않는 내가 왜 그 아이에게 짜증을 냈을까?
아마 역활이 바뀌어 손주가 그랬다면 
"그만해라" 할 정도일것이다
내가 손주들을 편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손주는 내 품안에서 많이 자랐다...
그래서 그 아인 실크(silk)다
그에 비해 손녀는 지 에미품에서 강하게 자라고 있다.
등치도 지 오래비 보다 크지 목소리도 더 크지 
주먹은 왠만한 망치다 
너무 부더러워서 약하게 느꼤나보다...
지 에미가 이 사실을 알면 
"할매는 손주 군대 갈 때도 따라가소" 할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