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수도원의 봄

할미 아녜스 2006. 3. 28. 23:46

 

하얗게 흩날리는 꽃 잎,

작은 꽃닙파리 한잎한잎 떨어져서 쌓이니

또 한송이 꽃이 됐뿠네...

아파트 화단의 벚꽃은 우수수수~~~눈꽃이 되어 내린다...

 

오늘 아침은 일찍 서둘렀다

오랫만에 도시락도 싸고...

볕가리개 모자와  호미도 챙기고 장갑도 두어컬래 넣었다

사랑하는 님을 만나는 약간은 상기된...

마음이 자꾸만 재촉을 해댄다...조금이라도 일찍 가야한다고...

 

 

자동차로 두어시간 왔을까!

꼬불꼬불 산모롱이 돌아서면 한 눈에 확 들이치는 풍광

산자락에 소담스레 자리 잡은 곳,

"가르멜 밀양 성요셉 수녀원"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한 "가르멜 산의 성모상"

뒤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있는 것은  "십자고상"

 

우리를 반겨주는 성녀 소화 대례사 ...

저번에 왔을 땐 비스듬이 누워있었는데

제 자리는 아니지만 서 있는것 만으로도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복사꽃인가?...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 고향 ~~~ㅎㅎ

최무룡이라는 배우가 불렀던 대중가요의 한 대목...

아주 옛날 노리인데

 

 

꽃봉오리를 터뜨린 화사함....달콤함...

향기가 이렇게 달콤하니 벌들이 윙윙대며  나를 쫒는구마....

 

 

오늘 우리들의 일터....

지금 돋아 나는 풀을 뽑지 않으면 4~5월 이 되면

동산지기 수녀님 혼자서는 감당을 못하신다..

잡초는 일찍 부터 잡아 놔야지.....

수녀님이 장갑과 호미 준비를 해 두셨구마

우리 일행은 호미 하나루씩을 들고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잡초제거...풀뽑고...

한 그룹은 밭 만들기.....

이 척박한 땅에 밭을 만들어야 푸성귀라도 가꿔먹지...

부산에 있을 땐 자급자족하시다가

이곳으로 옮겨서는 시장 나들이를 해야 했으니

오죽 불편하셨을까..!

 

 

 

 

 

꽃 이름은 모르겠지만 수많은 일벌들이 열심히 드나드네....

꽃도 이쁘고 꽃 색깔도 아름답고 ....

연한색만 보다가 강력한 핑크색...아마 정열적인 나무인가.....ㅎㅎㅎ

 

 

어중쩡하게 모셔진 "성 요셉상"

어서 수녀원이 완공되어  제 자리에 안치돼야 될낀데...

 

 

풀뽑기...

산을 깍아 피정의 집...현재는 수녀님들이 거처를 하시자만

땅이 척박하다...

지난 가을에 심어논 나무들이 동산지기 수녀님의 정성과 기도로

말라 죽은 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바알갛게 새 잎을 튀우고 있으니...대견스럽네..

 

 

낮기도....

원장 수녀님이 애가 쓰여서 들여다 보신다

점심...ㅎㅎㅎ우리 먹을것 넉넉히 챙겨 왔시요...

 

 

두어시간 노동후의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제....

 

 

점심후에 수녀원 주변에서 만나 꽃인데...?

이름이 뭐더라...?

 

오늘 부터 수녀원 착공이다 굴삯기가 땅을 파고 있다...

이곳이 기도의 도량...

가르멜 봉쇄수도원이 앉을 자리이다

천혜의 요새지역이다...

이 터는 옛날 신라시대 때 어느 왕자가 살았던 집터라고...

사실 확인은 못했다 그냥 들려오는 풍문이다 ...ㅎㅎㅎ

그러나 친 환경 지역이라 노랑나비도 있고 노루도 살고 있는 곳이다

봄이되면 노랑 나비를 볼 수 있을거야

 

 

수녀원 지을 터에서 바라 본 현재 피정의 집...

 

 

점심먹고 발견한 보라색 제비꽃...

너무 어려...그의 땅에 붙어 있는것 같다

그것도 ...한송이가 ...

오! 너무 아름다워 입에서 탄성이....

내가 너무 호들갑 스럽나??ㅎㅎㅎ

어쨋든동 청조한 모습에....감탄이...

 

 

한 발짝 뒤에 발견한 민들레...

내 발에 밟힐 뻔했다...

샛노란 저고리를 입고 방긋이 웃는 새색시 모습이 아닐까..ㅎㅎ

앞으로야 흔 하게 보는 꽃이 겠지만  아직은 이른듯...

 

 

풀 한 포기를 뽑아 손에 들어 봤다...

내 안의 악습, 교만, 이기심, 지나친 자존감, 허영심, 등의 뿌리가

내 안에서 이렇게 많은 곁가지를 만들고 뿌리를 깊히 박고

자라도록 두고 있지 않을까?.....

묵상 재료가 되었다....의지...결심...노력을 해야한다...

 

 

밭을 일구는 작업이다...

돌이 얼마나 많든지 ...

오늘은 돌 고르는 일만 했다

돌...자갈돌 만 한것 부터 왠 만한 댓돌같은 돌들이

어찌나 많이 묻혀 있는지...

 

 

5시 저녁기도....

수녀님들의 천상의 목소리 속에

세속에 찌든 징 소리 같은 목소리들이 한데 아울러져

성무일도 저녁기도를 를 바쳤고...

 

 

작별의 시간 ....

자매들의 하루의 수고를 치하해 주신 원장 수녀님...

보람있는 하루를 보낸 자매들... 형제애를 나누고

오늘 하루 우리와 함께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뉘엿뉘엿 석양을 등지고 수도원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천상에 가있고

몸은 절여 논 파김치가 되었다...

 

"함께 했던 자매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