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주일!
매년 있어왔고 앞으로 계속 될 년중 행사인데...
오늘은 감회가 남달랐다
나는 근 10여년을 주일, 소히 말하는 일요일은
집안의 다른 대소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에게 유별나게 신앙생활을 한다는 눈치를 받으면서
개구리 복장을 한 장병들과의 멋진 오찬 때문이였다.
그들에게 자장면은 가장 군침도는 메뉴이기도 하고
모 처럼 병영을 떠난 바같 나들이기에...
종교활동은 그들에게 신앙을 떠나 자유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자유 시간에 그들은 나의 길고 짧은 잔소리에도 아량곳 하지
않고 줄줄이 소풍을 나왔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금년 여름 부터 일요일이 한가한 주일이 되었으니.....
처음엔 일요일 9시 이후에 집에 있다는 것이 여간 어색한게 아니였다
뭔가 할 일을 빼먹고 있는 멍 한 기분이였는데.........
군인 주일이라 군인이 강론을 한다...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가는 숱한 사연들...
그들, 장병들과 함께 했던 지난 10여년의 울고 웃었던 사연들이...
낙옆이 우수수 떨어지는 군인 막사 교리실 앞에서
그들이 나올 때를 기다리며 초조했던,
너무 캄캄해서 사물을 분별할 수 없었던
등 줄기에 식은 땀을 흘리면서 기다렸던 그 막사앞,
비지땀을 뻘뻘 흘리면서 양손에 가득 들고간 간식을
그냥 들고 되 돌아 온것이 몇번이였던가!
갓 들어 온 신병들이 옆도 보지 않고
갓구워 간 고구마에 머리를 박고 먹는 모습에
눈시울을 적셨던 일도 허다 했지.
20분 넘게 기다리다 겨우 나온 2~3명의 병사들이 바쁘다는 소리에
들고 간 간식만 넣어주고 나왔던 일이 또 몇번이였나?
비가 장대같이 퍼붓는 날,
부대옆 배수구에 빗 물이 채 빠지지 않아 무릎까지 흠벅 적시고 들어 간
병영에 장병 대표만 나왔을 때. 그 허무감....
들고 간 간식이 모자라 부대 옆 수퍼에 장병을 보냈을 때,
그 장병이 상급자에게 딱 걸려 버려 난감했던,
그리고 너무 미안했고 체벌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일,
명절엔 점심먹을 곳이 없어 만두를 넣은 떡국을 끓여 먹었을 때,
설겆이 하던 그 투박하고 어설픈 모습등....
여름성경학교 때 장병 둘이서 일일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행복해 하던 그 모습~~~
양 팔에 매달린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고 흐믓해 하던 그들의 웃음,
전역할 날만 손꼽고 있는 장병에게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자친구의 사연등.
병상의 부모를 걱정하는 어느 장병의 눈물,
아버님 상을 당해 휴가 갔다 온 장병의 통한의 눈물과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의지등을 들을 때 아! 그 들은 철없는 아이가 아니였다.
10여년의 긴 역사 앞에 나열하자면 너무 많다.
가능하면 그들의 부모역활을 하려 했던것만은 사실이다.
내 아들이 무열대 성당 사무장 노릇을 할 때,
큰 알미늄 솥에 라면을 끓여 미사에 나온 장병들과 함께 하던 모습,
아마 지금도 어느 군종병이 그러고 있을것이다.
우리도 그런 얘기 참 많이 나누었다...
물론 자장면도 좋겠지만 김밥과 라면을 끓여 먹자는 ...
세월은 흘러 사람은 변하여도 변할 수 없는 것,
바로 장병들의 종교 활동과 봉사자의 만남일거야
그들과 나와의 만남처럼~~~~
지금도 그 끈은 유지되고 있으니..
가끔씩 "어머님 안녕하세요" 전역한 병사의 인사 전화
잊지않고 기억해 주는 그들이 있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