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240

병(病)에게...

병(病)에게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 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 잊어 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자네는 나에게 휴식을 권하고, 생(生)의 외경(畏敬)을 가르치네. 그러나 자네가 내 귀에 속삭이는 것은 마냥 허무(虛無)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네의 그 나직하고 무거운 음성을 듣는 것이 더없이 흐뭇하네. 내 뜨거운 이마를 짚어 주는 자네의 손은 내 손보다 뜨겁네. 자네 여윈 이마의 주름살은 내 이마보다도 눈물겨웁네. 나는 자네에게서, 젊은 날의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좋은글 2023.05.12

길이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

길이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득 만나고픔에 기별 없이 찾아가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정겨움으로 맞이해주고 이런저런 사는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지 않겠는가?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도 말 못할 형편도 있는데 함께하는 술잔만으로도 속마음이 이미 통하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마주함에 내 심정을 벌써 아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을 때 성할 때 이런저런 친구 많았어도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몰라라 하는 세상인심인데 그래도 가슴 한 짐 툭 털어내 놓고 마주하며 세월이 모습을 변하게 할지라도 보고픈 얼굴이 되어 먼 길이지만 찾아갈 벗이라도 있으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사진은 몇년 전 통도사 선운암 둘레길에서 글. -좋..

좋은글 2020.08.30

모든 것은 나로 부터 시작

어릴때는 나보다 중요한 사람이 없고, 나이 들면 나 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는데, 늙고 나면 나 보다 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합니다. 문제는 익숙해져 길들여진 내 마음입니다. 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속이 좁으면 같이 못 십니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릅니다. 갈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누구도 모릅니다. 지옥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 미워하면 됩니다. 천국 만드는 방법 간단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 하면 됩니다. 모든것이 다 가까이에서 시작 됩니다. 상..

좋은글 202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