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장단에 얽힌 추억

할미 아녜스 2007. 6. 19. 00:30
추억의 젓가락 장단... 젓가락 장단을 들으면서 옛날의 그림 한장이 떠 올라서.. 내가 소싯적, 코흘리던 수준을 겨우 면했을 때, 내 사촌 오빠가 이 젓가락 장단을 요샛말로 기똥차게 두드렸는데. 내가 자란 곳, 아니 꿈이 자란 곳, 내 고향은 그 때,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은 시골이었다. 내 웃대 어른이 낙향한 어른이여서 우리 집안은 낙향한 양반네 혈통 30여 가호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마을 입구 서 있는 비석이 우리 가문 혈통을 알리고 있을 뿐, 외지의 사람들이 감히 우리 가문과 얼굴을 맞대고 살겠다고 들어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촌수를 따져봐야 8~9촌이 넘지 않았으니... 딸이 귀한 집안에 나는 귀한 딸이었고 귀여운 동생이다보니 내 주위엔 오빠들이 항상 득실거렸다. 그 중에 내 사촌들과 팔촌오빠 삼총사가 있었는데 그 오빠들은 비교적 집이 조용한 우리집 작은 방을 자기들의 아지트로 삼았던것 같다. 그 때, 그 오빠들이 두들기며 노래부른 모습 젓가락 장단을 마추어 돌아가며 부르던 노래 지금은 어떤 양반의 목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그때 울 오빠들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젓가락 장단을 기똥차게 잘 두드리던 내 사촌은 이미 저 세상 분이 되셨고 다른 오빠 들은 나이 70을 넘겼는데... 건강들은 하신지? 아마 오늘 밤 처럼 TV앞에서 "가요무대"를 보고 계실지...??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오빠들의 젊을 때 모습을 한분한분 내 머릿속 도화지에 그려본다... 몇일 전 내 친구를 디카와 함께 공원일주를 했다. 여름 꽃 몇종을 담았는데... 부채붓꽃이 한창 아름답게 피었다. 꽃 치자의 향이 코를 자극하는데... 주변의 작은 꽃의 향은 명암도 내밀지 못하나보다... 부처꽃이 수줍은듯 고개만 내밀고 있으니... 흰 봉숭화, 도라지 꽃, 풀숲에 숨어 있는 메꽃, 늦잠을 잔 산딸 나무의 늦은 개화, 해당화 꽃은 예쁜 열매를 순산해 놓고 있었다. 에~궁 꿈에본 내고향 노래를 들으니... 가고잡다...고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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