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꽃과 같은 순수함이 묻어 있다.
나는 이 여인네를 애교가 똑 떨어지는 모습만 보고 있었는데
꽃이라는 말만 들어도 자지러지는 듯한 표정을 보믄서
참 아름답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사람은 멀리서 볼것이 아닌가베~
순수한 아기같은 천진함이 이 여인에게서 묻어난다.
꽃을 비유한다면 백일홍 꽃 같다고 할까?
연꽃 구경 시켜줬다고 아부성의 멘트는 절대로 아님을 밝히면서...
내가 연꽃을 좋아하는데는 별 다른 사연이 있어서가 아니고...
내가 자라던 작은 마을 어귀에 작지 않은 연못이 있었다.
내가 초딩 때 그곳으로 소풍도 가곤 하던 곳이었는데
연못 주변엔 늙은 벚나무가 빙~둘러쳐져 있어
봄이되면 아짐씨들이 화전놀이를 와서는
장구 가락에 춤사위가 너풀거리던 곳이다.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연꽃이 수면위에 고개를 내밀곤 했는데..
물이 깊다는 소문으로 아무도 연꽃을 꺾을 엄두를 못내었다.
그런데도 간혹 물 가에쪽에 돋아난 연잎줄기를 뽑으려
애를 쓴 기억, 어쩌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으로
줄기가 아닌 잎만 달랑 뜯어 질 때도 있었는데
잎을 뒤집어 쓰면 영낙없이 각설이 모자가 되기도 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줄기에서 커다란 잎이 달린 연줄기
손에 쥐면 이 뜨거운 날 볕을 가려주는 양산이 되었고
우두둑 소나기라도 쏟아지는 날이면 방수한 비 우산이 되곤 했었다.
가느다란 줄기에 어쩜 이리도 큰 잎이 달렸을까?
행여 가느다란 줄기가 꺽어질 세라
조심조심 양손으로 잎을 바쳐 들었던 그 때 그 소녀는
이제는 세상의 너즈분한 온갖 때에 찌들려서
저 연못의 물같이 되어 있어
진흙속에 뿌리 박고 시궁창 물도 정화 시키는
연의 실체를 보기보다 꽃에게만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으니....
이곳은 재배한 연밭이라 물이 많지를 않다.
나의 꿈이 자란 그 연못에는 연잎이 물위를 덮어
새파란 연잎 못으로 보일 정도 였는데...
연꽃,
그 때 그 연못에도 백연과 홍연이 있었지만
홍연이 더 많았다
연꽃하면 내 뇌리엔 붉은 홍연이 먼져 떠오른다.
백련은 좀 엄숙해 보이기는 한데...
절에서는 연등으로 사용하는걸로 알고 있다.
하얀 연등은 망자의 몫이다.
망자,
새로운 세상으로 간 사람이라는 뜻일 게다.
연꽃잎이 커다란 연잎 앞치마 자락에 떨어지면서
구멍이 송송 난것 같은 연밥이 달린다.
이 연밥에 대한 나의 추억은 내 큰 오라버니이다
내 오라버니께서 휴가차 (당시 공군 헌병 중사 였는데)
집에 들어오는 길에 이 연못에서 연밥을 보고
집에 있는 이 막내 동생을 생각하고 물에 뛰어들었나 보더라.
휴대용 칼로 연밥을 자르다가 당신의 배를 그어서...
많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 막내에 대한
끔직한 사랑을 몸으로 보여줬던 사건이었다.
내 엄니는 그 연밥을 당신 아들의 배까지 긋고
따온 것이라고 대청 마루에 걸려 있는 사진틀 밑에다
묶어서 걸어 두고는 아들 생각 날 때 틈틈이 보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눈가를 훔치곤 하셨다.
연밥을 먹어 본 기억이 하도 오래돼서...
까맣게 익은 연밥을 쏙쏙 빼먹는 것이 재미 있었고
아마 고소한 맛이었지 쉽다.
이제 연 뿌리 차례인가?
연뿌리에 대한 내 개인의 추억은 없는 편이다...
연뿌리 졸임,
내가 유일하게 잘 만드는 도시락 반찬 중의 하나인데
울 아들은 지금도 연뿌리 졸임은 좋아 하겠지만
서양중 주제에 누가 만들어 줘서 묵겠노!
연근(蓮根)연뿌리에는 비타민과 각종 미네랄의 함량이 풍부하며
연잎을 지혈제로 사용하거나 민간에서 오줌싸개 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고...
연꽃은 사실 우리나라 토종 식물은 아니라고 한다.
원산지는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라는데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하게 꽃을 피우는 식물로,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나 보다
진흙에 뿌리를 박고 깨끗한 꽃을 피운다는 연꽃을
불교에서는 이 세상의 온갖 번뇌와 망상, 욕심과 다툼,
등으로 가득찬 세상속에서 불교를 수행하는 수행자는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수행하여 정각을 이루는 것을
아름답게 피는 연꽃에 비유하는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주에서 제일 전망이 좋다
이 카페에서 빙수 한그릇으로 속 까지 사워를 했다.
이 카페에 도착하자 마자 오락가락 하던 장맛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창가에 앉아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운치란
내가 시인이 아닌것이 참말로 다행한 일이제
우째 이 아릿다움을 글로 표현하리오...
돌아 오는 길은 불국사를 통과...
석굴암 입구에서 동해안으로~~
비 오는 정자 앞바다 철석이는 파도
이 행복한 하루를 허락하신 나의 주님께 감사를
이 하루 나를 배려 해준 꽃을 닮은 아짐씨께 고마움을 전하며...
나의 연꽃 기행문은 이것으로 끝...후후~~
♬~~서른 즈음에 -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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