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

어느 고백성사

할미 아녜스 2009. 3. 26. 22:51



♣어느 고백성사♣



사순절에 서서 성찰(省察), 통회(痛悔), 정개(精改) 하며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풍성한 은혜를 받고서도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할 때에 청원의 기도를 드리며 자비를 베풀어야 할 때에 자기의 것만을 챙기고 사랑을 행하여야 할 때에 입으로만 떠 벌리나이다. 당신께서 하신 일인줄 알면서도 겸손해야 할 때에 교만의 자태(姿態)로 남을 내려다 보며 참아야 할 때에 분노의 뿔을 일으켜 세우고 정결해야 할 때에 탐욕에 몸과 마음을 던지나이다. 당신의 현존을 체험하고서도 두려워야 할 때에 자신의 허물을 두텁게 하며 화목해야 할 때에 인연을 끊어버리려고 하고 용서를 해야 할 때에 기묘한 배우의 몸짓으로 꾸미나이다. 당신의 음성을 듣고서도 십자가를 져야 할 때에 만만한 자에게 넘기며 고통속에서 어려움을 당 할 때에 끈덕지게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잘못을 덮어져야 할 때에 Argus 의 눈을 빌리나이다. 당신의 자비로우심을 알면서도 참 평화를 주셨으되 참 평화를 달라 하며 부족함을 깨닫기 전에 온전한체 행하려 진땀을 흘리고 내 탓 내 큰 탓을 호도(糊塗)하기 위해 지혜로운 핑계로 무장 되어 있나이다. 십자가상의 순명(順命)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너그러우심을 빌면서 너거워움에 인색하며 분수에 순종해야 할 때에 남의 상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고 있는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기보다 하나를 더해 열을 채우려 하나이다. 당신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 일 진데 한번의 지순(至順)한 묵상에는 게으르되 두 번 헛되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말씀과 성체와 성혈을 취하면서도 돈과 명예와 허례를 먹으며 살고 기름진 육신의 삶에 겨를이 없어 당신의 몫은 쥐어짜도 아니 나오는 시늉만 하나이다. 어쩌다 당신의 사랑을 실천 할 때에 기쁜 마음이 앞장서기 보다는 주실 보상을 먼저 기대하며 오른손의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기는 커녕 손가락 끼리마저도 알게 하며 남의 오관과 육감에 지급으로 통신(通信)하고 더욱 확실히 다져두기 위해 기묘한 방법으로 역겨운 사랑을 자랑하나이다. 만민이 당신께서 구원하실 어린 양 일진데 나는 이래서 다 옳고 바르고 이치에 맞으나 남은 저래서 어리석고 치졸하고 나약하며 틀리고 비뚫어지고 경우가 없어며 통회의 기도를 드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내일 또 드릴 것을 벌써 계획하고 다만, 당신께서 자비로우심을 잊지 않으실 요행만을 바라며 오로지 천상에 죄를 쌓을 뿐이옵니다. 그리하여 주여.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소서" 되뇌이지만 이제는 거의 마비된 감각이 되어 "뜻이 땅에서도 이루지고 있지" 않음이 바로 "내 탓이로 소이다." 고백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남의 탓"으로 가득 하나이다. 주여, 진실로 통회하는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하여 당신께서 부활 하실 때에 모래알 만큼이라도 당신을 닮아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아멘. 이글은 김 일조 바오로 형제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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