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산행후기

황매산 철쭉

할미 아녜스 2009. 5. 5. 13:06


5월 정기 산행이다  
산행지는 경상남도 합천군과 산청군을 경계로 한 황매산 
중턱의 늘부러진 철쭉 군락지이다
동네 산도 안가는 요즘 몸은 불어 드럼통이 돼뿟고 
허리도 많이 좋지 않고 무릎도 삐걱거리는데..
과연 1108고지인 황매산 정상을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늦은 밤까지 갈등속에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허~미 가보고접은거!
이럴 땐 내 마음 나도 몰라라~~~
도시락을 싸고 베낭을 챙겼다 
8시에 빨강버스를 만나 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내 몸에 대한 걱정은 도로변 가로수에 걸어 둔 셈이다.

11시가 조금 지나서 등산로입구인 대기 마을에 도착 
감암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
시작 부터 엉덩이가 무거워 걸음이 영 떼어지지를 않는다.
우짜꼬!
살덩어리 몇근 떼어서 대기 마을에 두고 갈 수도 엄꼬!
그 동안 떠뜻한 방구들 짊어지고 달콤함에 맛들인 결과이니 
누구를 원망해~~~

숨은 차서 가슴밑에서 헉헉
머리 정수리에서 만들어진 땀은 발목까지 주루룩~~~
에고! 
우짜다가 이 할미 몸을 이렇게 까지 맹글었나 후회막급이다.
내일 부터 열심히 뒷산에라도 올라야 겠다는 결심은 해 본다만
쉽게 될란지....

유격 훈련에 가깝도록 돌바위 사이를 기어 오르기를 몇 번,
매 바위를 지나서 누룩덤

왜 누룩덤일까? 바위를 쌓아 놓은 형태 때문일까?
바위가 누룩첨럼 싸 놓은 형태란 말인가?
누룩더미를 오르면서 비지땀을 흘렸다.
누룩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막걸리인데 
흐르는 이 육수는 말걸리?
ㅎㅎ...
헉헉대고 올라 뒤돌아 서 누룩더미를 보니 
꽤나 괜찮은 바위로구마

한가로이 사진 한 컷이 아니라 숨차서...
허파로 맑은 공기를 주입시키는 중이다 

감암산 정상의 표지석인데 
어째 정상같지가 않아서 그냥 지나칠뻔 했다.
산 정상하면 앞뒤가 확 트인곳이데...
앞 뒤가 꽉 막힌 평평한 곳이다.

감암산에서 내려와 또 다른 등성이를 올라 도착한 천황제
잠간 만개한 철쭉을 볼 수 있었다.
숲길을 오르다 보면 붉게 깔린 꽃 양탄자를 볼 수 있었으니...

바위 틈새를 오르기 몇 번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 다음주엔 저곳을 올라야 되는데 이 몸으로는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다.
1000m도 이렇게 힘들어 하믄서 1915m를 우째 갈소냐!
구름밑에 우뚝서 있는 저 천왕봉을 보믄서 나는 너를 밟지 못할것이라~~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내 몸을 이렇게 망쳐놓은 
내 생활태도가 원망시러운고!


환하게 반기는 철쭉 군락지
산불 감시 초소를 향해 붉은 흉단을 갈아 놓은것 같은 철쭉의 물결
눈으로 감상하고 지나칠 수 없어 왔다는 표식을 분명하게 
꽃이 꽃속에 있으니 알아 볼려나?



감시 초소다 
눈아래 넘실거리는 꽃 물결 , 탄성의 소리뿐 바람도 숨을 죽인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꽃숲이다 
너부러진 철쭉 꽃밭, 철쭉제단을 지나 철쭉산을 내려 온다
다시 모산제 767m 오른다.
무지개 터를 지나 

병풍처럼 둘러쳐진 절벽을 향해 우리는 샷타를 들이댔다. 금강산만 못할까 하면서.... 금강산만큼 웅장함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이 아름다운 절경을 어디에 빗대겠는가! 공포의 철 사다리 가파른 철 계단이 나를 위협한다. 흐미~~~후들후들 다리에다 힘을 주고 꾹꾹 눌리며 내려오는데... 내 등뒤의 아우가 한 마디 던진다 "행님 덜덜떠는 갑네" "그래 후들린다 니도 내 만큼 늙어봐라" ㅋㅋ~~ 물고기 형상을 띤 바위모양 요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서 올라 온 메기왕자일까? 아님 향어 공주? 어쩻든동 묘하게 생긴 바위다 바위를 둟고 나온 진달래 이 것에선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었다. 모진 생명력,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 돗대 바위를 향해 가는 길... 후들거리던 다리는 안정이 되었고 이 아름다운 절경앞에 약간의 난관은 힘들다는 생각은 잊었다 입에서는 탄성만이 나올 뿐. 돗대 바위 앞에 선 이 바위는 촛대 바위라고 명명할까 아니면 기다림의 바위라고 명할까? 바위는 말이 없지만 태고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있을 법한 바위이다 돗대 바위 배의 돗 처럼 생겼다 저 아래 저수지에 띄우면 바람 따라 허이허이 떠나갈 기세이다. 산 중턱에 영암사 절 대웅전이 보인다 영암사 쪽으로 해서 5시간 반 정도의 산행시간이었다 꽃 속에서 사진도 찍고 한가로운 산행을 했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것 같다. 하산길에야 몸이 조금 풀린다 아, 이정도이면 천왕봉 갈것 같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또 천왕봉을 꿈꾼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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