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빗속의 십자가 길

할미 아녜스 2006. 4. 10. 23:10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는 마음들이 빗속을 헤집고 예수님이 걸었던 골고타길을... 예수님 십자가 무게만큼이나 무겁디 무거운 가슴팍의 무게들을 걸머지고 오른다 우리 성당 6구역 식구들이... ▲ 언양성당 십자가의 길 "남을 심판하지 말라 그러면 너도 심판 받을 것이다" 예수님, 어디 심판만 했겠습니까...? 재판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된 생각으로 남을 판단하고 옳다고 주장하려 올가미를 씌우고..... 그 올가미는 다시 쇠사슬로 더 단단히 옭아매려고 말은 또 말을 만들고 공동체서 소외시키고 핍박하지 않았습니까? 100년 전에 타인완에는 사람을 사냥하는 식인종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왕을 새 지도자로 맞이하게 되었고 그 왕은 이제 사람을 사냥하는 것을 금지 시켰습니다. 백성들은 마지못해 금령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복하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왕은 하는 수 없이 일년에 단 한번만 한 사람의 사냥을 허락했고 축제 전 날 밤에 숲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사냥하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은 축제 전 날 밤에 한 사람을 사냥해서 포획물을 모닥불이 있는 곳으로 가지고 와서 그 포획물이 누구였는가를 확인했습니다. 누구였겠습니까? 바로 자기들의 왕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왕은 자기 자신 스스로 그 숲으로 가서 백성들이 자신을 죽이도록 했고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다시는 그 백성들은 사람 사냥을 하지 않았고 백성들은 자기네 왕의 동상을 세우고 그를 공경했다고 합니다. 왕은 왜 이렇게 했을까? 그것은 왕이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사랑했고 그러한 자기의 생각을 백성들이 똑같이 생각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예가 아닐까요? 생명을 사랑하고, 그 생명을 위해 하느님은 당신 아들의 희생을 감수하셨고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받아들여 십자가의 죽음을 기꺼이 수락하셨습니다. 아픔과 고통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기 때문에 아픔과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사람이고, 또한 죽기까지 사랑할 수 있기에 죽음보다 강한 것을 사랑이라고 말 하는가 봅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닮았다고 하는 것은 이렇게 죽기까지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고, 죽기 까지 사랑하는 인간의 진실한 사랑의 길을 통해 사람은 신화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하느님은 인간이 되실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통을 과연 우리는 원할까? 또한 예수님의 죽음에 ‘나는 죄 없다’고 빌라도처럼 손 씻는 일은 없는가? 십자가 없는 부활이 없다는 것, 이미 다 알고 있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이후의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이면서도 십자가를 그으면서 "나는 절대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통이 없기를, 얼마나 아플까?'..... " 나에게만은 십자가 없는 부활을 원하는 뻔뻔함이 그 옛날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향해 던진 야비한 조롱과 무엇이 다를까? 내 자신, 내 마음이 죄의 원천이 되고 있는 뼈아픈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 봅니다. 실천 없는 자학으로 끝나지 않기를..... 성주간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성모님! 어머님의 만또자락으로 감싸 주소서... 진홍색 보다 더 붉은 저의 죄가 부끄러워 고개를 들수 없음을...고백합니다 십자가의 그 험난한 길에서 예수님의 눈과 마주쳤을 때.... 두 분의 심장이 멎은것 처럼 이 순간 저희들의 심장도 멎고 싶습니다... 어머니이신 당신과 나의 주님의 눈 맞춤속에 제 영혼도 거두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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