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나의 꿈은 기생이 되고 싶었다

할미 아녜스 2008. 8. 1. 21:53

 

삼복 더위라더니 무지 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된다
증말 짜증이야!


무슨 날씨가 마른 장작에 불짚혀 놓은것 같으니

중늙은이 온 몸의 수분이 다 빠질것 같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줄줄이 흐르니 말이다.

 

백두산 갔다 온 후로
쭉~~~~묵고 자고 묵고 자고
어진 백성으로 잘 지내는 사람에게
러브콜이 들어 왔다

 

지리산 뱀사골이 제자리에 있는지 가서 본잔다.
뱀사골이 다른데로 이사를 갔을리는 없겠지만

 

허기사!
요즘 사람들 어디 믿을 수 있어야제
좋은것이 보이면 자기집 마당에가 옮겨 놓고
혼자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지리산 뱀사골 파갖고 갔을지도~~~
그래서 이 염천 더위에 가 볼까 맴을 묵어본다.
 

준비 운동 겸
해그름녁에 앞산을 올라갔는데...
흐~미 힘든거!

허리통이 절구통이 됐�으니...

등산,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더만


한 두어달 안갔더니 걷는것도 잊으�네
에궁, 포기해~~~

 

 

언젠가 어느님이 나의 글 댓글에
이 할미의 전생이 궁금하다고 했는데...


나는 전생에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모르겠고

나는 참 여러가지 꿈을 갖고 있었다


천성적으로 변덕이 심한 관계로

제대로 이루어진 꿈은 현재의 내 모습이지만


내가 여일곱살쯤 되었을까!

우리집과 담 하나 사이를 둔 내 고모집에
고모부의 환갑잔치가 있던 날
기생이 되고잡았던 기억이 있다.

 

내 고종사촌 오라버니가 이름 석자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꽤나 유명한 지역 유지였다.


고모부 환갑 날 진주에서 기생 다섯 사람을 초빙했는데
그 기생들이 날이 저물 때까지
타작마당에 잔치판을 벌려 놓고
춤추고, 노래하고 장구를 두드리며 노는데


어린 내 눈에 천사가 하강하여 노니느것 같았지 아마!

 

 

그래서 그 이튼 날 부터 남모르게 기생수업이 시작됐는데
양은 세수대야 뒤집어 엎어놓고
작대기로 두드리며 장구치는 장단을 해 봤는데...

 

원체 어릴 때 부터 몸치에다 음치였기에
기생이 되는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으니..

 

기생이란 뭣 하는 사람들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그 때는 멍텅구리같은 내 몰골이 한심하고 안타까워
몇 밤을 식음을 전폐하고 끙끙거렸지 쉽다...ㅎㅎㅎ

 

그 뒤 부터 나의 꿈은 
비행장이 이웃에 있는 관계로
여류 비행사가 되는 꿈을 꾼적이 있었제!

 

근데 나라는 인물이 워낙에 무서움이 많아서...
인근 공군부대 군인 아저씨들이 군용트럭을 태워주면
읍내에서 집까지 오는 동안 눈 알까지 노래져 왔으니...
울 엄니가 기겁을 하고 달려 나오곤 하셨다.

 

천둥번개가 치는 날은 이불을 뒤집어 쓰고 꼼작을 못했으니
어찌 하늘을 날 수 있겠나 이 꿈도 작심3일로 끝났지만

허무하게 사그라든 꿈이 어찌 이것 뿐이랴 만

나이 이순을 넘겨 여행작가가 되고 잡으니...ㅎㅎㅎ

 

꿈은 꿈일 뿐이제!

츠암 너무 더워서 더위를 묵었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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