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봄 맞으러 나갔습니다

할미 아녜스 2006. 3. 3. 21:55

 

봄이 오는 소리 들어셨죠! 봄의 냄새 맡으셨죠! 손주들이 떠난 자리 무지 허전하네요.. 디카를 주머니에 넣고 봄맞으러 나갔습니다 쑥 함 보세요... 냄새가 느껴지나요? 향긋하죠?

일찍 핀 진달래랍니다...

 

 

계절의 감각을 잊었나 봅니다.. 미숙화(花)인가? 어쩌누! 바람을 막아 줄 인큐베이터도 없는데..!! 매서운 봄 바람이 볼따구니를 마구 후려쳤나봐요? 꽃은 피웠지만 애처러워요 그래도 화사한 꽃잎을 반쯤 비친 햇님에게 내미는군요

 

책을 읽다가 겸손은 땅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까지 받아 들이면서도 그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더 놀란 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 몸 위쪽이 아닌 내 발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발이 아니라 그 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 다져지고, 아픈것이 겸손이었습니다. 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 채 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맺는 것이었습니다. 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中- 돋아나는 쑥을 보면서 겸손을...!!

사진:옥동 대공원 산책길에서 만난 봄이지요 음악: 들꽃이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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