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꽃을 보믄서...
등꽃 아래서..
詩: 이 해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 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더 아래로
내려가야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라빛으로 보라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눈부신 오월 등나므 아래 앉아
보라빛 꽃타래에 취해 본
적이 있으세요?
사랑은 꽃등을 밝히는 기쁨이고
넘치도록 정겨운 배려이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을 낮추는 겸손임을
등나누 아래서 묵상햇습니다..
-이해인 시집 "꽃은 흩으지고...중에서-
등꽃...
나처럼 하늘 보기가 부끄러워서 일까?
두려워서 일까?
조롱조롱 달린 송이가 무거워서 일까?
겸손이 아래로 수구리는 것이라면
땅만보고 살 수도 있으련만...
겸손의 덕,......닦아 보리라
아무리 다짐을 해도 어느새 꼿꼿해진
교만이 날개를 치겨세우니...
침묵하리라 해 놓고
오늘도 얼마나 스잘떼기 없는 소리를 지껄렸는지...
겸손, 겸손하고 뇌었건만
에쿠 또...잘 났어 증말...
뭐에 그리 내세울게 있다고
똑똑은 있는대로 떨고 댕기니...
어느세월에 철날까?...
주님, 수구리게 해 주소서....
오늘도 입만 살아 나불거렸습니다...
등꽃의 모양을 닮게 해 주소서....아멘..
4, 30, 야음성당 마당 만남의 장소...등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