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등꽃을 보믄서...

할미 아녜스 2006. 5. 22. 22:17

등 꽃을 보믄서...

 

 

등꽃 아래서..

 

詩: 이 해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 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더 아래로

내려가야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라빛으로 보라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눈부신 오월 등나므 아래 앉아

보라빛 꽃타래에 취해 본

적이 있으세요?

 

사랑은 꽃등을 밝히는 기쁨이고

넘치도록 정겨운 배려이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을 낮추는 겸손임을

등나누 아래서 묵상햇습니다..

 

-이해인 시집 "꽃은 흩으지고...중에서-

 

 

 

등꽃...

나처럼 하늘 보기가 부끄러워서 일까?

두려워서 일까?

조롱조롱 달린 송이가 무거워서 일까?

 

겸손이 아래로 수구리는 것이라면

땅만보고 살 수도 있으련만...

 

겸손의 덕,......닦아 보리라

아무리 다짐을 해도 어느새 꼿꼿해진

교만이 날개를 치겨세우니...

 

침묵하리라 해 놓고

오늘도 얼마나 스잘떼기 없는 소리를 지껄렸는지...

 

겸손, 겸손하고 뇌었건만

에쿠 또...잘 났어 증말...

 

뭐에 그리 내세울게 있다고

똑똑은 있는대로 떨고 댕기니...

어느세월에 철날까?...

 

주님, 수구리게 해 주소서....

오늘도 입만 살아 나불거렸습니다...

 

등꽃의 모양을 닮게 해 주소서....아멘..

 

 

 

4, 30, 야음성당 마당 만남의 장소...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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