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

주님의 기도 (3)

할미 아녜스 2020. 9. 19. 14:55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우리가 비는 것,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것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하느님 아버지께 청할 때에

우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청하여야 하는가를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아시는 분이기에,

예수님은 올리브 동산에서 당신의 뜻과 두려움을 말씀하시고는

당신을 아버지의 뜻에 맡겨버리셨지만,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맡기는 것은 고사하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거나

예를 들면 돈처럼 우리 손에 잡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것을 주님이 주시려 해도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장님과 같아서,

생명을 주는 음식은 역겨워하고,

오히려 죽음에로 이끄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곤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가 아버지께 청하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아야 합니다.

그분이 주시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결코 거절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우리가 비는 것,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것은

바로 ‘하느님 나라’ 입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당신의 나라를 마련해 주시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 지상에서부터 영원하신 아버지의 이름을 기려 높이고

거룩히 빛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좋으신 예수님은 이 두 가지를 빌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빌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그 나라를 우리에게 주시도록 끊임없이 청하면서,

주님 마음에 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하겠습니다.

 

천국에서 누릴 가장 큰 복은

다시는 세상의 것을 마음에 두지 않고

모두가 하느님을 기리고 그 거룩하심을 나타내고 찬미하며

무궁한 평화와 더없는 만족을 느끼는 것입니다.

영혼이 하는 일이란 오직 당신을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거기서는 당신을 환히 알기에 우리는 아니 사랑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렇듯 드높은 것을 빌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시면서도

불가능한 것을 비는 것이라고는 절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으면

귀양살이를 하는 영혼이라도 그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나그넷길에 지친 사람들에게

언젠가 그 모든 기능을 쉬게 하고

영혼의 고요를 맛보게 해주십니다.

 

천국에로 이끌어 들이신 영혼들이나 맛보는 것을

 

그들에게도 분명히 깨닫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런 은혜를 아직 세상에 있는 그들에게 주시는 까닭은,

이승에서 잠깐 맛본 그것을 영원토록 누리러 가는 길에

큰 희망으로 삼으라 하심인 것입니다.

 

우리가 소리기도(구송기도)를 바칠 때,

어떤 이는 ‘주님의 기도’를 여러번 외우면서

그때마다 주님이 흘리신 성혈을 묵상하기도 하고

몇 시간을 기도로 보내기도합니다.

 

입으로 외우지 않고는 묵상이고 관상이고 할 수 없는 이라도

조금도 거짓이 없는 깨끗한 양심을 지니고 소리기도를 제대로 드리기만 한다면

주님은 당신과 결합시키려고 그를 드높이 올려주시곤 하십니다.

순수한 관상기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토록 큰 은혜를 받고 있다는 것은

기도하는 이의 행실로 미루어보아 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저서 [완덕의 길] 30장을 정리하였습니다.

 

사진은 울산 인보 성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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